[방송스크랩♣아침마당] 사람지도를 만드는 특별한 여행가편 180629



○ 방송일시

KBS부산 1TV 매주 금요일 아침 8:25~9:30 (60분)


 

○ 코너소개

★ 오늘의 초대석

 -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는 자신만의 특별한 순간이 있다.

   수 많은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화려함을 뽐내고, 힘들고 고된 역경 속에서 불굴의 투혼을 발휘하고

   소소하지만 스스로의 삶에 충실해 최고로 인정받는 순간!

   시기는 달라도 그 특별한 순간은 모두에게 찾아올 것이다.

   솔직하고 편안한 토크를 통해 그들만의 특별한 순간을 이야기 하는 시간 <오늘의 초대석>

   그들의 진솔한 경험담과 조언 속에서 우리에게 다가올 특별한 순간에 대처할 삶의 지혜를 배워본다.  

 

  ★ 인생은 아름다워

    - 누구나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우리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특별한 사연을 통해 그들의 삶을 엿 보는 시간~ 

     울고, 웃는 삶 속에서 인생은 아름답다고 말하는 이웃들을 만나보자!

 

 



[방송스크랩♣아침마당] 사람지도를 만드는 특별한 여행가편 180629


프리랜서 정효민 씨 "소비 아닌 관계 맺는 여행 꿈꾸며 '사람 지도' 만들죠"

 강승아 기자 seung@busan.com   입력 : 2018-05-17 [19:08:09]  수정 : 2018-05-17 [22:59:51]  게재 : 2018-05-18 (32면)

▲ 커뮤니티로 여행하고, 커뮤니티로 일하는 '사람 지도를 만드는 맵퍼'. 정효민 씨는 소비 중심의 여행이 아니라 관계를 맺는 여행 콘텐츠를 계속 고민 중이다. 정효민 씨 제공

'열심히 일한 당신'들은 일상탈출을 위해 여행을 '떠난다'. 디지털 노마드 시대. 출근이 없지만, 퇴근도 없는 프리랜서 정효민(31) 씨는 '새로운 관계를 맺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의 여행지는 유서 깊은 관광명소도, 핫플레이스도 아니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나.' 그는 이 궁금증 때문에 지구촌 곳곳 작은 공동체를 찾아다닌다. 
 
2010년 '피스보트' 여행 계기 
사회문제 여행으로 풀기 나서 

현지 주민 삶 담은 여행잡지 창간  
작은 공동체 방문기 등 집필 활동  
마을기업·사회적기업 본격 공부도  

"여행은 일상 탈출? 나의 편함 뒤에  
누군가의 불편함 있다는 것 알아야" 

아름다운 섬 세부에선 우붓 마을에 있는 '가치'를 사고파는 가게 '바와'를 방문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선 마을 비영리단체(NPO)가 만든 '히토 시고토 관'이 어떻게 사람을 위해 일하는지를 찬찬히 들여다봤다.  

그는 커뮤니티로 여행하고, 커뮤니티로 일한다. 수많은 작은 공동체에서 보고 듣고 깨달았던 것을 기록하는 건 '기존 지도에는 없는 새로운 지도를 만드는 일'. 그는 '사람 지도를 만드는 맵퍼'(mapper)다.  

■소비하는 여행이 아니라 관계를 맺는 여행 

 

베네수엘라에서 만난 소녀.   

사람 지도를 만드는 맵퍼. 그는 이 독창적인 직업의 밑거름을 2010년 국제 NGO '피스보트'가 주최하는 3개월 세계 크루즈여행 경험에서 얻었다. 

일본 도쿄에 본부를 둔 피스보트는 평화와 인권, 환경보호를 위해 일하는 국제비영리단체. '사회문제를 여행으로 풀어낼 방법은 없을까.' 고민 많던 사회학도는 크루즈선 기항지 23개국에서 그곳의 사회문제를 들여다보고, 밤이면 배 안에서 열리는 '지구대학'에서 평화와 인권 여성문제에 대한 수많은 물음표의 답을 찾아 나갔다. 

그는 69회차 피스보트 크루즈여행에 참가했다. 크루즈선은 올해 100회 출항을 앞두고 있다. 피스보트는 공동대표 200명이 함께 적자를 감당하며 35년을 이끌어온 단체. 출범한 1983년 20대였던 청년들은 어느덧 50대가 돼 여전히 활동 중이다.

그는 "여행은 환경, 여성 문제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담는 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여행지에서 여행객들이 누리는 모든 것들은 지역이 감수해야 하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태국에서 코끼리 트레킹을 할 기회가 있었을 때 그는 왠지 마음이 불편해 참가하지 않았다. 얼마 후 그때의 마음 불편함은 아기 코끼리의 조련 과정 때문이란 걸 알게 됐다. 아기 코끼리는 눈을 가리고 귀를 찢긴 채 같은 길만 빙빙 돌도록 훈련받는다. 시간이 지나 야생성을 잃은 코끼리는 눈을 가리지 않아도 몸이 기억하는 대로 같은 길만 가는 훈련된 코끼리가 된다. 태국 내에는 이 조련 과정에서 탈출한 코끼리들을 돌보는 야생 공원도 있다. 코끼리 트레킹을 하는 휴가가 있다면 이 탈출한 코끼리들을 돌보며 보내는 휴가도 있다.

여행은 일상탈출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나의 편한 여행 뒤에는 누군가의 불편함이 있다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정 씨는 "어떤 여행지에서 뭔가를 목격하고 깨달은 다음에는 그 경험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으니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을 실천하고 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소비 중심의 여행이 아니라 관계를 맺는 여행과 그 여행의 콘텐츠를 계속 고민 중"이다. 

■커뮤니티로 여행하고 커뮤니티로 일하다 

여행 책자들이 보여주는 여행은 그 여행지에 사는 주민들의 보편적인 삶과는 거리가 멀다. 관광명소와 숙소, 쇼핑, 맛집 정보만 넘쳐나는 여행 관련 책자들. 그는 '여행을 통해 자유를 얻었고, 행복했다'는 개인의 경험으로 끝나 버리는 것도 안타까웠다. 소비를 위한 여행 정보는 많은데 관계 맺기와 만남을 위한 정보는 없기 때문이다. 그는 "대중교통 정보는 물론, 담당자는 누구를 만나면 좋은지까지도 꼼꼼히 알려주는 게 '먼저 갔던 사람의 예의'"라고 했다. 

2012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청년 4명과 의기투합해 계간 <보편적인 여행잡지>를 창간했다. 여행으로 지역 이슈를 알아가는 법, 여행지에서 만난 이들과 계속 관계를 유지하는 법 등을 발랄한 문체로 담은 <보편적인 여행잡지>는 '특별'했다. 제주에선 올레를 걸으며 강정마을에 들르고, 일본 교토에 가선 비정규직 천막 농성 노동자들을 만났다. 인심 좋은 지방에선 마을 어르신들께 반드시 인사하고, 소소한 일도 열심히 하라는 식의 공짜 숙식 팁을 알려주는 '민폐 여행' 특집, '공항에서 잘 자는 법' 등도 실었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다면 여기'라는 식으로 기존의 여행잡지가 알려주지 않는 정보가 가득했던 친절한 여행잡지는 3호 발간 후 휴간 상태다.

지금은 부산 수영구 마을잡지 <푸조와 곰솔>(반년간지)에 작은 공동체 방문기를 쓰면서 '사람 지도 만드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마을기업의 주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고, 초등학생들을 위한 마을 여행 기획 강의, 대안학교 학생들과 아시아 작은 공동체 여행 등도 한다. 그는 "현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람을 만나는 게 즐겁고,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재미와 그 즐거움을 계속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행, 새 삶으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초등학생 대상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마을 여행 기획 수업 장면. 정효민 씨 제공
신영복 교수를 존경해 성공회대 사회학과에 진학했던 그는 10년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 부산으로 돌아왔다.  

일본 오키나와 '히토 시고토 관'에서 일하는 마을 청년 다이스케 타카쿠라처럼 '사람과 일을 연결해 지역 문제를 돌파'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을기업, 사회적기업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하기 위해 경영대학원에서 사회적기업 석사과정도 하고 있다. 

그에게 여행은 "여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구상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같은 것"이다.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는 행복하지 않은 사회일지도 모른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삶에서 여행이 임시방편의 해결책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다. 여행에선 다시 일상을 정비하는 힘을 얻으면 된다.

그가 생각하는 노동의 조건은 하던 일을 다 포장해 어딘가로 유연하게 떠날 수 있는 것.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는 "이름을 얻기보다는 오랫동안, 그러나 존재감 있게 여행하고 기록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삶의 징검다리는 '보편적인일상프로젝트'(http://saydream88.tistory.com)에서 만날 수 있다.

강승아 선임기자 seung@busan.com




 새 창으로 링크된 기사 읽기





"현지인 배려하는 공정여행 친구와 계획 짜보세요"

본지 학생기자 출신 정효민 씨, 제3세계 여행 프로그램 운영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2015-09-14 19:13:26
  • / 본지 20면
  • 싸이월드 공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정효민 씨는 '여행은 좋은 만남의 기회'라며 청소년들에게 관심 있는 주제에 맞춰 여행을 떠날 것을 주문했다.

 

- 현지 주민에 도움되는 게 핵심 


"청소년에게는 공정여행이란 개념이 생소하고 경제력이 없는 청소년이 참여하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가족 여행 때 글로벌 체인 호텔보다는 현지 주민에 도움을 주는 숙소를 부모님에게 제안할 수 있겠죠. 무엇보다도 현지인을 배려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지난달 여름방학이 끝나가던 무렵 '만효'라는 별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공정여행가 정효민(29) 씨를 만났다. 국제신문 중고생 명예기자 선배인 그는 주로 동남아시아 등 제3세계 국가를 주 무대로 현지인에게 도움이 되는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짜서 운영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기자는 수영구 바람길작은도서관에서 우연히 그를 만나게 됐다. 

그가 공정여행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대학에 다닐 때였다고 한다. "대학 때 동남아시아 국가에 배낭여행을 갔어요. 그때 코끼리를 타고 가는 트레킹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왠지 모르게 꺼려져 타지 않았죠." 

한국에 돌아온 그는 마음 한구석 불편한 느낌이들어 배낭여행한 나라를 조사했다. 그 결과 트레킹에 동원되는 코끼리들이 어릴 때부터 잔혹한 훈련을 받는다는 걸 알게 됐다. 그는 "아마 그때의 그 불편한 마음에서부터 공정여행에 대한 관심이 비롯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필리핀의 시민단체에서 일하다가 일본 국제 NPO(비영리 민간단체)인 피스보트의 크루즈에 지구대학 교환학생으로 승선해 세계일주를 하고 돌아왔다. 이어 국내 공정여행 단체에서 일하다가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지역에서 현지 주민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 1년간 머물렀다.

여행을 비롯해 '공정한' 사회에 대한 관심은 정 씨가 청소년 시절 한 국제신문 중고생 명예기자 활동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정 씨는 남천중학교와 예문여고를 다니며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동안 기자단 활동을 했다. 이때부터 그는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작은 이슈에 눈을 돌려 많은 기사를 쓰기도 했다. 

정 씨는 청소년들도 작은 것부터 공정여행과 공정한 세상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NGO 같은 비영리단체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소박하게는 수학여행을 비롯한 학교 여행에서 친구들끼리 공정여행에 기초한 규칙을 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신문 기자단 후배들을 비롯해 청소년들에게 당부와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 "제가 기사 쓰기와 사회문제에 관심을 뒀던 것처럼 어른들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가 관심 있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게 공정여행의 시작이에요. 그렇게 여행을 다니다 보면 지금 저와 학생기자 후배들과의 인연처럼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이지윤 학생기자 해운대여중 3 



 새 창으로 링크된 기사 읽기








[희망의 배낭_평화를 실어나르는 배, 피스보트]

화를 만드는 세계일주, “피스보트”

만효

 평화를 여행하는 피스보트

 아아! 잘 들리나요? 지금 여기는 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있고 바닷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배 위 랍니다. 이 배는 큰 대륙과 바다 사이를 지나 지구를 한 바퀴를 돌고 있는 중이에요.

피스보트가 일본 요코하마에서 출항합니다

이 엄청나게 큰 배는 ‘피스보트’ 라고 불리며 평화의 세계 일주를 하고 있어요. 이름 그대로 평화를 말하는 ‘피스’와 배를 말하는 ‘보트’를 더한 말이지요. 100일 동안 키도 다른, 나이도 다른, 얼굴 색깔도 다른 1000명의 다양한 사람들이 이 큰 배 안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답니다.

이 배는 우리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일본에서 출발해요.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 일본은 아시아 여러 나라에게 전쟁으로 상처를 주게 되었어요. 일본의 용감한 몇 명의 대학생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어떻게 반성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배를 타고 세계를 여행하면서 그 나라에게 사과하고, 평화를 약속하는 여행을 하면 어떨까! 아이디어를 냈어요. 그 용감한 도전이 피스보트의 시작이 된 것이지요.

그 후로, 피스보트는 일본과 아시아 그리고 세계를 이어주는 단체가 되었어요. 그리고, 1년에 3번씩 쉬지 않는 평화의 여행을 해오고 있답니다. 지금까지도 쭉!

 

“누구나 스스로 기획”에서는 나도 선생님

“똑똑똑.”

누군가 배에 있는 제 방에 찾아왔어요. 며칠 전에 배에서 뛰노는 돌고래를 함께 보면서 인사를 나누게 된 일본인 친구에요.
얼마 전, 제가 이 친구에게 한국의 손놀이를 가르쳐 주기도 했었어요.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족배에-” 로 노래 부르며 시작하는 손놀이, 여러분도 알고 계시죠?

손벽과 손등을 ‘짝짝’ 소리 내어 맞추는 그 손놀이를 다시 배우고 싶다고 했어요. 우리는 마주보고 앉아 “푸른 하늘 은하수”를 다시 해보다가,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해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뱃 생활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열리는 “누구나 스스로 기획” 코너에 의견을 냈어요.
이 코너는 누구나 선생님이 되고, 누구나 학생이 되어서 원하는 공간에서 원하는 시간에 하고 싶은 주제들로 수업을 만들어볼 수 있어요.

기획의 시간과 장소를 정하기 위한 즐거운 경쟁

“누구나 스스로 기획”에서는 나도 선생님

우리의 ‘푸른 하늘 은하수’ 수업은 다음 날 나오는 피스보트 신문에 시간과 장소가 안내될 거예요.

교실에 앉아 선생님에게 수업을 듣는 대신, 배 위에 돗자리를 펴고 세계 여러 나라 친구들과 한국의 즐거운 손놀이를 나누어 보는 건 어떨까요?

 

“1등”이 아니어도 좋아, 우린 1000명의 “오케스트라”거든

배에서 만난 친구들이 ‘푸른 하늘 은하수’에 모두 익숙해질 때쯤. 어느덧 피스보트는 여러 대륙을 지나 한국 반대편에 있는 남아메리카 ‘베네수엘라’에 닿았네요.

베네수엘라는 물보다 석유가 많은 나라로 유명한데요. 세상에 그보다 더 재미있고 신기한 친구들을 만나게 됐지 뭐에요. 바로 바이올린을 신나게 다루는 꼬마 친구들과의 만남이에요.

베네수엘라에는 ‘엘시스테마’ 라고 하는 이름은 조금 어렵지만 재미있는 음악 프로그램이 있어요. 한국에서도 책과 영화로 친절하게 소개된 적이 있답니다.

엘시스테마의 즐거운 연습장면

3살 꼬마 숙녀부터 누구나 원하는 사람이라면 바이올린을 배울 수 있고, 바이올린을 익혀 1000명이 함께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큰 음악모임인 “오케스트라”에서 함께 연주할 수 있게 되는 건데요,

저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꼬마 친구가 바이올린 악보에 연필로 능숙하게 음악 기호를 표시하고 있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그리고 저는 갑자기 궁금한 것이 생겼답니다.

‘내가 만약 바이올린을 시작했다가, 잘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소질이 없다고 느끼면 어쩌지?’하고 말이죠. 왜냐하면, 저는 ‘음악’은 아주 어렵고, 전문적인 학교를 다닌 사람만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그 꼬마 친구에게 조심스레 물었어요.

“혹시, 넌 바이올린을 켜다가 잘하지 못한다고 고민한 적이 있니 ?”

제 질문에 대한 꼬마 친구의 명쾌한 대답!

“뭐 어때! 난 혼자 연주하는 게 아냐, 1등이 아니어도 좋아. 왜냐하면 우린 1000명이 동시에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거든. 내가 틀리면 옆에 있는 내 친구가 더 신나게 연주해 줄테니까.”

1등이 아니어도 즐거운 바이올린 연습

 
 저는 그제서야 깨달았어요, 무언가를 진짜 즐기기 위해서는 꼭 1등이 아니어도 된다는 것을.

진짜 피스보트는 우리의 마음 속에

베네수엘라 꼬마 숙녀들과 인사를!


베네수엘라에서의 꼬마친구와의 강렬한 만남 후에도 피스보트는 세계 여러 나라를 열심히 여행하고 제자리로 돌아왔어요. 그동안, 배 옆을 따라오며 묘기를 보여주던 돌고래 친구와도 인사를 나눴고, 밤이면 깜깜한 하늘에서 별들이 후두둑 쏟아지기도 했어요. 나를 둘러싼 자연은 매일 나를 위해 인사하며 안부를 물어준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지요.

배를 타고, 세계 일주를 하는 동안 깨달은 사실이 있어요.

떠나오는 나라들을 향해 ‘안녕!’

 
 진짜 ‘평화’는 모두가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재미있게 하면서 가능하다는 것이에요. 우리는 누구에게나 푸른하늘 은하수 손놀이를 친절하게 알려줄 수도 있고, 신나는 노래를 부르며 진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럼, 우리 다시 세계 일주를 꿈꾸며, 진짜 우리 마음 속에 피스보트를 띄워보아요! 

 

* 만효는 69번째 피스보트 지구대학을 성공회대 교환유학생으로 다녀왔습니다.
이 글은 어린이를 위한 잡지 <리딩프렌즈> 2011년 1월호에서도 볼 수 있어요:)  

'자일리톨’이 가르쳐주지 않은 핀란드 헬싱키

[방방곡곡99절절](12) 도시 속 문화공간 ‘꼬르야모 컬쳐팩토리 & 카펠리’

만효 2011.04.08 15:33

지난 6월, 어느 초여름의 따뜻한 햇살이 반기는 날, 천 명을 실은 피스보트는 ‘핀란드 헬싱키’ 항구에 가닿았다. 그 곳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한국을 기준으로 북유럽이고, 69번째 지구 일주 항해를 시작한 피스보트의 열여섯 번째 기항지였다. 모든 여행은 ‘그 곳을 가고 싶다.’ 라는 욕구에서 시작되는 것은 물론 당연하다. 그 중에서도, 나는 핀란드 헬싱키를 간다는 사실에 기대가 컸다. 그 이유는 핀란드와 헬싱키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는 점 때문. 누군가의 기록 혹은 만들어진 이미지로 인식된 고풍스런 유럽의 범주 안에 헬싱키는 없었고, 핀란드의 교육방식이 얼마나 획기적인지에 대한 EBS다큐를 보고서 매우 부러웠던 기억과, ‘휘바~’를 외치던 ‘자일리톨’ CF가 어느새 핀란드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어 있었달까. 전혀 모른다는 사실은 오히려 모든 것을 알고 싶은 호기심이 되었다.

또 하나, 좋아하는 일본 영화 <카모메식당>. 침을 꿀꺽 삼킬 수밖에 없는 시나몬 롤과 일본식 주먹밥의 향연이 이어지는 맛있는 일상의 배경이 헬싱키였기 때문이다. 영화는 픽션이지만, 왠지 헬싱키에선 막 구워낸 시나몬롤 냄새가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 진짜 이유는, 내가 메모해 온 쪽지 한 장에 쓰여 있는 두 줄의 이름, 재미있는 두 공간 때문이었다.

▲ 피스보트가 헬싱키 항구에 도착했을 때의 사진

f
진짜 문화를 데뷔시키는 전차 저장고, 꼬르야모 컬쳐팩토리 Koryaamo Culture factory

헬싱키 항구에 도착했을 때, 거짓말처럼 정말 카모메(일본어로 ‘갈매기’)들이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가까이 날아들었다. 갈매기들의 환영을 받으며, 쪽지 한 장만을 달랑 들고, 항구를 나서서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탔다. 한국에서 우연히 웹서핑을 하다가, 눈여겨보았던 공간을 무턱대고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시내의 풍경이 보이는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쪽지를 들고 두리번거리다가, 정류장에 서있던 누군가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아띠‘Atti'였다. 신기하게도, 내가 찾아가려는 그 공간은 그의 집과 가까이 있는 공간이었기에, 쪽지에 적힌 ’꼬르야모 컬쳐팩토리‘를 보고서 반가워했다. 그날 그는 마침 일을 쉬는 날이었고, 도시를 산책하는 중이었다. 몇 마디 말을 서로 건네다가 흔쾌히 나를 위해 공간을 직접 안내해주겠다고 했다. 나는 그와 트래블메이트(여행 친구)가 되어, 기꺼이 친절한 안내에 응했다. 나는 초행길인 여행자니까. 발걸음은 햇살만큼 가벼웠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꼬르야모 컬쳐팩토리‘에 가닿았다.

▲ 꼬르야모 컬쳐팩토리 전경


꼬르야모 컬처팩토리(이하 꼬르야모)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은, ’도심 속 문화공간‘이란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본 꼬르야모의 첫 장면은, ’누구나‘ 휴식을 하고 있는 공간이었다. 이곳은 갤러리, 전시실, 공연장, 카페, 바, 음악 및 필름 전문 서점, 소규모 사업을 위한 사무실 등이 자리 잡고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내가 쪽지를 들고 찾아갔을 리는 없었다. 꼬르야모의 재미있는 사실은, 이곳은 원래 ’전차 저장고‘였다는 사실이다. 기차가 들어있는 창고였다는 것이다. 존재의 역사가 19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내가 갔을 때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독립 사진 전시도 이어지고 있었다. 고비용의 미술 갤러리 대신, 전차저장고의 한 벽면에 사진과 그림을 표현해, 비주류 청춘 예술가의 데뷔 역시 매끄럽고 즐겁게 이뤄지고 있었다.

▲ 젊은 아티스트의 데뷔 사진전


이곳은 이미 ’꼬르야모‘라는 이름을 가진 독립기업이 운영을 하면서 헬싱키 시와도 유연한 협력 관계를 가지고 홍보가 가능한 탓인 건지, 시내에서도 문화 예술 공간으로 인지도를 갖고 있었다. 꼬르야모에서 일하고 있는 멤버들과 간단한 인터뷰를 했었는데, 유럽에는 자체적으로 독립문화센터들의 네트워크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Trans Europe Halles라는 이름을 갖고서, 프로젝트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고 한다. 꼬르야모도 이 비영리 네트워크의 영역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꼬르야모 건물들을 서로 이어주는 사이 공간에서 아띠Atti가 건네주는 커피를 사이에 두고서 그의 마음씀씀이에, 그리고 꼬르야모의 즐거운 기운에, 낯선 유럽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웃고, 또 웃었다.

모두에게 쓸모 있는 ‘전선’공장, 카펠리KAAPELI

헬싱키 여행길에서 만난 가장 유용한 ‘전선’공장을 소개하려고 한다. 전기를 흐르게 하는 그 전선이다. ‘카펠리’는 핀란드어로 ‘전선’이라는 뜻이다. 항구에서부터 나의 지도가 되었던 내 쪽지의 적힌 첫째 줄은 꼬르야모, 둘째 줄은 바로 ‘카펠리’였다. 꼬르야모에 이은 아티스트들의 또 다른 신나는 작업장! 그 곳이 카펠리다.

▲ 카펠리의 전체 전경


과거 유럽을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산업’과 ‘공장’이었다. 하지만, 이 산업시대는 정보화시대가 되었고, 도시 개발에 따라 ‘공장’도 더 이상 무언가를 생산할 수 없게 됐다. 카펠리는 핀란드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노키아’Nokia의 전선 공장이었다. 1930년 당시에는 핀란드에서 가장 큰 면적을 가진 공장이었다고 했다. 

산업의 발전에 따라 노키아는 더 큰 공장이 필요했고, 작아진 전선 공장에 대한 활용을 고민할즈음, 많은 예술가들은 저렴하고 조용한 카펠리로 왔다. 카펠리 입주자들이 된 예술가들은 공간을 변형시키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인 문화 예술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들의 노력은 언론을 통하여 큰 이슈가 되었고, 긴 논의 끝에 헬싱키는 건물과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보존하기로 결정하였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했다. 

▲ 활발히 작업중인 카펠리의 전시 타임테이블


꼬르야모에서 전해들었던 네트워크 조직인 Trans Europe Halles에 속해있는 대부분의 문화센터가 오래된 산업, 공장 빌딩들을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기존의 형식과 전통에 물음을 던지는 방식의 공간 활용이 정말 흥미로웠다. 이곳에는 박물관과 9곳의 갤러리, 댄스공연장, 운동시설, 예술학교-유아들을 위한 건축학교-, 250명 남짓 되는 예술가들의 작업실, 리허설 스튜디오, 방송국 그리고 레스토랑과 같은 이 모든 것이 위치하고 있었다. 이 곳 작업실의 99%가 임대가 되고 있을 정도로 활발하게 운영이 되고 있다는 기록을 나중에 찾아서 읽기도 했다. 천정과 바닥과 벽면은 공장과 같은 느낌이 맴돌았다. 흔히 떠올리는 콘크리트와 조금은 칙칙한 분위기의 모습들, 하지만 오히려 그것도 하나의 ‘디자인’이 아닐까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내부 활용은 완벽했다.

나도 우아하게 갤러리와 작업실을 살펴봤다.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서 멈춰 있다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른 위치와 각도에서도 작품을 보고 있던 중, 신기한 장면이 펼쳐졌다. 이름하야 ‘찾아가는 큐레이팅 서비스’. 보통, 어떠한 미술 작품 옆에는 당연하게 그 작품에 대한 간단한 안내와 작가의 소개가 붙어있기 마련이다. 한 치의 의심 없이. 그래서 나도 당연히 작품을 보고, 안내를 보고 다음으로 시선을 옮기는 그 순간, 맙소사! 내 앞에는 그 작품의 아리따운 작가가 서있었다. 작가 사진이 안내에 붙어있었기 때문에 단박에 알아차렸다. 

그녀는 작품 곁에 앉아 있으면서, 작품을 보러 찾아와주는 사람 한명 한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너무나 친절하게. 예전에는 미술 작품을 볼 때면, 그 안내에서 권위와 기품이 느껴졌다. 작가의 우아함이 절로 묻어났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날 헬싱키에서의 그녀와 만남에서 예술이 진짜 일상과 만나기 위해서는 훨씬 친절하고도 일상적인 만남으로도 가능하다는 지점을 느꼈다. 그녀는 나에게 친절한 작품 설명을 해주었기에 나의 감성의 지평이 한 뼘 자랐고, 그날의 방문으로 그녀는 젊은 큐레이터로 데뷔하기도 했기에 우리는 윈윈win-win 성장을 한 셈인 것이다.


▲ 아띠Atti와의 티타임


서로 환영과 감사의 인사를 나누고서 카펠리의 존재에 놀라며, 계속 아띠Atti와 초여름 헬싱키의 햇살을 따라 걸었다. 걸음마다 세련된 감수성의 언어를 더하던 그는, 알고 보니 인테리어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디자이너였다. 그의 인테리어 가게는 카펠리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나는 꼬르야모 컬쳐팩토리와 카펠리의 신선한 기운에 힘입어, 그의 공간에 초대받았다. 그의 일과 작업공간을 구경하면서, 나는 감사한 선물까지 받게 됐다. 바로 그가 조각한 작품. 그가 작업했기 때문에, 세상에 단 두 점 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그는 선뜻 작품 중 하나를 나에게 선물로 주었다.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도 자신의 작품을 잘 보관해달라는 그의 고마운 얘기와 함께. 그와 하하 호호 웃으며, 동네에서 맛있는 헬싱키 식사도 먹고, 길을 지나다가 그의 친구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나를 ‘한국 친구’로 소개했다. 참 고마웠다.

 
 
피스보트는, 다음 기항지를 위해 다시 항해를 시작해야 했다. 모두가 정해진 시간까지 배로 돌아가야 했고, 약속한 시간동안만 헬싱키에 머무를 수 있었다. 그 머무름의 시간이 끝나갈 때쯤, 배로 돌아가는 길모퉁이에는 ‘카모메식당’이 자리 잡고 있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영화로 보았던 그 곳이 실제로 있었다. 지구 반대편 헬싱키에서, 따뜻한 주먹밥과 계피향이 솔솔 나는 시나몬 롤을 구워서 내놓는 곳. 하지만, 내가 헬싱키에 닿았던 날은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식당의 문은 열려 있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이 들면서도 다행이었다. 그 날이 일요일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아띠Atti를 길에서 만나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 아띠Atti와 그의 작품


 이 여행의 맛있는 진짜 요리는 꼬르야모 컬쳐팩토리와 카펠리, 그리고 아띠Atti와의 만남이라고 느꼈다. 그렇게 피스보트는 헬싱키와 작별하고, 다시 뱃머리를 유럽에서, 남미로, 아시아로 돌려 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나를 지금의 일상으로 돌려 보내주었다. 피스보트의 여행 안에서 핀란드의 헬싱키를 꺼낼 수 있었던 것은, 꼬르야모 컬쳐팩토리와 카펠리를 소개하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했다. 하지만, ‘내’가 헬싱키로부터 소개받은 것은 이 두 공간을 관통하는 헬싱키에서의 사람과의 만남이었다. 나는 이 기사를, 영어와 핀란드어로 볼 수 있도록 해서, 아띠Atti에게 전하려고 한다. 이것은 넓은 세계를 친숙하고 가깝게 연결하는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나의 여행을 일상으로, 다시 일상을 여행으로 가져가는 연습이기도 하다. <99절절 방방곡곡> 99줄의 핀란드 헬싱키 여행기는 끝이 났지만, 다시 여행은 시작이다. 진짜 재밌는 만남의 여행.^^

<공간 찾아가는 방법>
* 꼬르야모 컬쳐팩토리 Korjaamo Culture Factory
Töölönkatu 51 b Helsinki, Finland 00250
지도: http://foursquare.com/venue/197028
* 카펠리 KAAPELI
헬싱키 메스로 노선의 첫 역인 루오호라흐띠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Kiinteistö Oy Kaapelitalo, Tallberginkatu 1 C 15, 00180 Helsinki
지도: http://www.kaapelitehdas.fi/sijaintikartta

<함께 나눌 수 있는 정보>
* 꼬르야모 컬쳐팩토리Korjaamo Culture Factory (http://www.korjaamo.fi/)
* 카펠리KAAPELI (http://www.kaapelitehdas.fi/)
-<문화, 예술 발전소를 만들어 나가는 헬싱키의 유휴공간 재생프로젝트>,「월간도시문제」9월호, 2009년.


* 만효는 69번째 피스보트 지구대학을 성공회대 교환유학생으로 다녀왔습니다. '만효의일상여행'(saydream88.tistory.com)으로 일상을 소통하고 있습니다.
* <방방곡곡99절절>은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www.glocalactivism.org]가 기획연재하고 있습니다. 


#. 이 글은 '참세상' 기획연재 '방방곡곡99절절'에서도 볼 수 있어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