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이라도, 
고이 접어 포갠 일상을 배낭에 넣어 길을 떠났던 사람이면,
바툰 여행 가방을 채우기 위해 일상을 후다닥 정리하며 쌓인 피곤도,
공항에서 하나, 비행기에서 하나씩 떨어뜨리곤, 
‘그 곳’에 도착해선 전부를 까-맣게 잊어버리는 그 신기한 경험, 알고 있으시죠?

14일,일본으로 출국하여 16일 요코하마에서 69회 피스보트 여정에 오릅니다!
피스peace, 보트boat, 피스보트peaceboat를 입으로 소리내어 말해보며 차곡차곡 쌓아온 일상을
배낭에 곱게 넣어(갈 줄 알았지만 후다닥 던져 넣고)서요! :)


어떠한 나라들에서, 어떤 활동들을 하게 되고, 누구를 만나게 되는 지구일주가 될지, 
또 어떤 새로운 세상과 자극에 반응하게 될지는 이틀 후부터 빛의 속도로 흡수해나가기로 하고,
길은 새로운 길을 내어준다고 하니,
피스보트 이후의 20대의 계획도 쿨-하게 열어두고, ‘만효’만을 가지고 갑니다!


여행이,
그 곳에서의 일상과 관계가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 놓았다는 것이,
사람을 만나고, 함께 재미난 일을 상상하고, 다음 여행을 준비할 수 있는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이,
그 모든 것이 깊은 ‘관계’로부터 비롯된다는 확신은,
책으로부터 배운 것이 아닌, 이 짧은 메모를 함께 나눌 모두에게 배운 것이기 때문에
이토록 고마운걸까요? :) 
떠남을 준비하는 시간들이 왜 이리도 감사한건지^^ 세상은 원래 이런건가요?ㅎㅎ

낮엔 돌고래가 배 옆으로 뛰놀고, 밤엔 카메라에도 감히 담아낼 수 없는 별들이 우수수 
떨어진다는 망망대해 뱃 여행으로,
울고 웃으며 치열하게, 수많은 물음표도 함께 뱃 여행을 할 피스보트 지구대학의 산에도 숨가쁘게 
올라볼게요! 

긍정의 에너지도 맘껏 발산하고, 불만과 거절의 요염한 스킬도 실험하고요
사람과 소통하기 위한 나의 도구는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시도하고 실패할게요,
카메라 렌즈 속 당신의 웃음 너머에 있을, 그의 눈동자 속에 비친 제 모습도 담아오고요!
무엇보다 가장 어렵겠지만,
욕심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호흡으로 숨쉬는 연습을 잘해보려고요^^


일상!
봄 인사하러 들른 부산 집 앞에는, 올해도 벚꽃이 벅차게 피어올라 주었어요! 
늘 그 자리에서, 겸손하게 소리없이 웃어주는 벚꽃으로부터, 나의 동네로부터,
사실 저의 지구일주는 이미 시작되었어요^^
*
제멋대로 써온 그 동안의 일상의 책 한 권을 가지고 즐겁게 뱃 여행길에 오릅니다!
물론 맨 마지막 페이지는 아직 쓰지 못했어요,
나를 위해, 당신을 위해.
여행의 일상, 일상의 여행을 위한 우리를 위해 앞으로도 남겨두려고요!
빈 배낭 메고 떠나 평화를 담아오는, 작지만 옹골찬 파워에이저 해볼게요! 힘들면 말고ㅎㅎ

-everything is ok, 만효 드려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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