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설이 내려앉은 서울의 오후,
이른 아침 지옥철을 뚫고 총총 신촌에서 바툰 일상을 보내고,
크림치즈를 사가지고 집으로 들어오는 길

길가엔 오롯한듯 실은 심술궂은 눈이 온 세상을 채우고,
오늘은 차선도 횡단보도도 눈에 뒤덮여
다들 조심조심 한발을 딛으며 걸어가는 모습을 보자니,
푹푹 꺼지는 눈 속에 발을 딛는 꼬마와
눈길에 타이어가 빠져 허우적거리는 차가 똑같구나싶어 피식 웃음이 나왔다
횡단보도도 없는, 차선도 없는 도로변이 오늘따라 괜시리 평화롭고 재미있달까 :)
눈덮힌 무질서도 때론 질서가 된다
하루하루완 다른 오늘 하루

비로소 촘촘한 일상을 넘기고 오수같은 일상으로 넘어왔고나 싶었다
바게트에 크림치즈를 발라 질겅질겅 씹어대는 오후,
아람샘의 별이빛나는밤에를 다운받아 들을 수 있는 오후,
일년에 한두번 느린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오후,

오후 4시의 발견이란 이런 것 *)



 

+ Recent posts